문체부 ‘컬링 부정의혹’ 감사결과 발표/김경두 전 회장 대행 등 지도자 일가/후원·포상금 9386만원 지급 안 해/ 상금 3080만원도 횡령 정황 찾아/조카 전력분석관·아들은 국가대표/부정 채용 의혹도 수면위 드러나전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 킴’(경북체육회)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때 화제의 중심에 섰다.

평소 주목을 못 받던 비인기 종목이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승승장구하면서 은메달을 따내는 신화를 이뤘다.

특히 스킵(주장)을 맡은 ‘안경선배’ 김은정이 뿔테안경 너머 날카로운 눈매로 작전을 지시하며 "영미 영미"를 외치는 모습은 ‘영미 신드롬’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팀 킴’은 가전제품 등의 CF까지 찍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모습 뒤에는 깜짝 놀랄 만한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팀 킴은 지난해 11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 그의 딸인 김민정 전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감독, 사위인 장반석 전 경북체육회 믹스더블 감독이 자신들에게 인격모독, 후원금과 상금 횡령 등 부당한 대우를 했다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가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지난해 11월19일부터 12월21일까지 특정감사를 벌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합동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선수들이 호소문에서 제기한 내용의 대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김 전 직무대행과 장 전 감독에 대해 업무상 횡령, 업무상 배임, 보조금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또 국세청에 조세 포탈 내용을 통보하고 경북체육회 컬링팀 관리책임자와 경북컬링협회, 의성컬링센터에 대한 수사도 의뢰할 방침이다.

대한컬링경기연맹, 의성군 등에 기관 경고나 주의를 내리는 등 총 62건의 감사처분도 요구할 계획이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욕설, 폭언, 인격 모독을 하고 소포를 먼저 뜯어 보는 등 사생활을 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감사반은 지도자들이 각종 후원금과 포상금 9386만8000원을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사실도 밝혀냈다.

더구나 선수들이 해외 대회 등에서 획득한 상금 중에서도 3080만원을 지도자 가족이 횡령한 정황도 찾아냈다.

이와 함께 김경두 일가는 해외 전지훈련비, 국내 숙박비 등을 이중으로 지급받아 국고보조금, 경상북도보조금 등 약 1900만원을 부적정하게 집행·정산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부당하게 집행·정산된 지원금 2억1191만원을 환수 조치했다.

뿐만 아니다.

지도자 가족은 의성컬링센터와 경북체육회 컬링팀 자체를 사유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직무대행은 조카를 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채용했고 사위인 장 전 감독을 적당한 행정 절차나 근거 없이 트레이너로 계약했다.

딸인 김 전 감독은 2015년 이후 선수로 활동하지 않았지만 ‘우수선수’로 영입해 특혜를 줬다.

김 전 직무대행은 또 아들 김민찬이 건강문제로 군에서 조기전역했음에도 건강상태 확인 없이 아들을 남자컬링 선수로 계약하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주전으로 뛰게 했고 과도한 연봉까지 책정했다.

김 전 직무대행이 부당하게 사용한 금액은 2014년부터 5년간 약 5억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의성컬링센터 매출 4억원을 과소 신고하거나 의성컬링센터 사용료(약 11억2870만원)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아 조세를 포탈한 정황도 적발됐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