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의 상장 추진이 순탄치 않은 분위기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대주주인 재무적투자자(이하 FI)들이 풋옵션 행사 여부와 가치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법정 공방' 가능성까지 제기된 탓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풋옵션 가격을 두고 재무적투자자(FI)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양측의 조건이 맞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보생명 상장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 등으로 구성된 교보생명 FI들은 지난해 11월 풋옵션(일정 가격에 지분을 되사가도록 요청할 권리)을 행사했다.

이들은 주당 40만9000원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FI들은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29.34%를 인수하면서 신창재 회장에게 2015년까지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상장되지 않을 때에는 신 회장에게 지분을 되팔기로 한 풋옵션을 걸어뒀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에야 IPO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FI들은 IPO가 약속한 시점까지 이뤄지지 않았고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풋옵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FI들은 최근 손해배상 국제중재신청도 예고했다.

이에 맞서 신창재 회장 또한 풋옵션 및 주주 간 협약에 대한 무효소송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풋옵션이나 IPO를 조건으로 내걸면서 신 회장 개인에게 책임이 돌아오도록 만든 자체가 불공정한 계약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주주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까지 이어지면 현재 추진하는 주식시장 상장(IPO) 절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경영 독립성을 위협받는 사례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독립성 위반은 거래소 상장 예비심사에서 결격사유로 꼽힌다.

이에 따라 신창재 회장과 FI는 일단 풋옵션 가치를 조정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신 회장과 FI 측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FI들이 풋옵션으로 주당 40만 원 이상의 가격을 책정한 것은 지난해 6월 말을 기준으로 직전 1년, 즉 2017년의 평균 주당 시장 가치를 반영한 것이다.

신창재 회장은 FI들이 업황이 비교적 양호했던 시기를 기준으로 가치를 산정한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생명 보험사들의 실적이 둔화되면서 상장사들의 주가도 점차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만약 이러한 갈등 양상이 이어지면서 협상이 결렬되면 FI들이 국제중재신청에 절차에 따라 신창재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풋옵션을 대체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다른 인수자를 찾는 시나리오를 짜고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신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교보생명 측은 주주 간 협상을 이어가면서 IPO 추진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4월에서 5월 사이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6~7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주주 간 협상이 이어지고 있으니 잘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는 입장"이라며 "상장은 준비한 대로 추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