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연내 40% 우선 처리”/불법투기 33만t 방치폐기물 84만t/ 필리핀 등 불법수출용도 3만t 넘어/ ‘포화 상태’ 소각장 처리용량 확대/ 폐기물 수출도 신고→ 허가제로/ 반입·처리통계 투명성 확보 시급전국 불법폐기물이 120만t에 이른다는 환경부 발표가 나왔다.

이 가운데 불법수출하려다 적발된 것도 3만4000t에 달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량의 절반에 이르는 양이다.

정부는 불법폐기물 40%를 올해 안에 처리하고, 나머지는 2022년까지 처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다시 전국에 ‘쓰레기산’이 속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각용량을 확대하고 공공처리도 늘려가기로 했다.

동맥경화에 걸린 민간폐기물 처리시장에 숨통이 트였지만, 불법폐기물이 더욱더 음지로 흘러드는 ‘풍선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불법 쓰레기가 향하려던 곳은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환경부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갖고 이런 내용의 불법폐기물 전수조사 결과와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14개 시도, 235곳에서 120만3000t 규모의 ‘쓰레기산’이 확인됐다.

재활용업자 사업장 안에 허용량을 초과해 쌓아두거나 경영 악화로 방치한 폐기물(방치폐기물)이 83만9000t으로 가장 많았고, 인적이 드문 논밭이나 뒷산에 버려진 불법투기량은 33만t, 불법수출하기 위해 항만 근처에 야적된 양은 3만4000t이었다.

불법수출 물량 3만4000t은 지난해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량(6만7000t)의 절반에 달한다.

이 중 환경부에 신고된 물량은 2만2600t이다.

플라스틱 폐기물로 신고해 놓고 실제로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를 모아둔 경우다.

필리핀으로 보내려던 것이 1만3300t으로 가장 많고, 이어 베트남 9000t, 인도네시아 300t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7400t은 환경부나 관세청 등 관련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수출용으로 쌓아둔 것이다.◆폐기물 불법 투기·방치 근절될까환경부는 불법폐기물을 2022년까지 모두 처리하기로 하고, 우선 49만6000t(41.2%)을 올해 안에 처리할 계획이다.

대부분은 폐기물을 버린 업체나 토지소유자가 처리비를 부담한다.

업체가 파산했거나 환경피해 우려가 높은 34만여t(올해는 6만여t)은 정부가 예산을 들여 대신 처리(대집행)한다.

환경부는 폐플라스틱 불법수출이 재발하지 않도록 9월 안에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꾸기로 했다.

허가제가 되면 폐기물 수입국 정부가 자국 내 수입업체의 폐플라스틱 처리 계획 등을 살펴본 뒤 허가해야 수출할 수 있다.

이 총리는 "불법폐기물 처리의 일차적 책임을 지닌 지방자치단체가 단속을 강화하고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강조했다.

불법폐기물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폐비닐처럼 값어치 없는 폐기물이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데 있다.

정부는 폐비닐 등 가연성폐기물이 시멘트공장의 보조연료로 쓰일 수 있도록 하고, 폐기물 공공처리도 확대하기로 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소각장 처리용량을 늘리기 위해 소각장 허가용량을 반입 폐기물 발열량 기준으로 재산정하기로 했다.

최대 25%가량을 더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깜깜이 폐기물 반입·처리량 통계’가 대표적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폐기물인수인계 시스템(올바로시스템)으로는 폐기물이 재활용업체로 얼마나 반입돼 처리되는지 파악할 수 없다.

환경부는 2022년까지 실처리량을 계측할 수 있도록 종합감시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공공처리를 어떻게 확대할지도 관건이다.

불법폐기물 문제는 전체 폐기물 처리의 90%를 담당하는 민간 처리시장에서 일어났다.

따라서 폐기물 처리 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그러나 섣불리 개입할 경우 민간업체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가시적 성과에 급급하면 풍선효과를 조장할 수 있다"며 "차분하게 대책을 보완하고 제대로 실행되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로·이현미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