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북한의 두뇌, 지식을 활용하는 남북경제협력으로 전략을 새로 짜야합니다."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을 위해서는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할까. 이른바 'e개성공단'으로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한데, 정부 차원에서 먼저 개성공단과 북한을 바라보는 전향적 인식 전환과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 준비를 위한 운영포럼(가칭)의 취지는 개성공단의 업그레이드다.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의 핵심은 기존 고용-피고용의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남북 인재들의 기술·아이디어의 수평·화학적 결합을 꾀한다는 점이다.

그동안의 남북 경제협력에서 북한의 매력적 요인으로 첫 손에 꼽혀온 것은 사실 값싼 인건비였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국내 중소벤처기업 중 절반 이상이 남북경제협력에 따른 북한 진출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는데, 그 이유로 인건비 절감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을 비롯한 남북 경제협력의 고도화를 위해선 이제 북한의 인건비가 아닌 두뇌·지식의 활용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최현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장 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정책기획본부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 인건비를 기준으로 한 남북경제협력에서의 관점에서 벗어나 북한의 지식·두뇌의 활용이라는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정부는 분야별로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는 북한의 IT 기술, 개발 능력에 초점을 맞춰 남북경협 전략을 전반적으로 다시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에 더 적극적인 의지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은 생경한 아이디어가 아닌, 기존 개성공단의 재개·확대를 의미하며 대북제재에 묶여있는 개성공단 문제와 별개로 틈새 전략으로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구상이라는 얘기다.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의 변학문 박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남북 스타트업 협력은 남북이 합의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개성공단 1단계가 임가공 중심의 협력이라면 2, 3단계는 첨단산업 유치를 목표로 한다"고 언급했다.

개성공단 개발은 1단계(330만㎡)의 43% 수준에서 멈춰있는데 향후 재가동될 때 IT 스타트업 협력은 개성공단 2, 3단계와 관련해 한 단계 높은 차원의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변 박사는 그러면서 "대북제재를 연구하는 변호사들에 따르면 대북제재는 남한의 돈이 북한에 흘러들어가는 것과 관련이 있는데, 북한의 특허, 발명을 사업화하는 것은 대북제재 내용에 없다고 한다"며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법무팀장을 지낸 김광길 변호사(법무법인 지평)는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은 가능성 있는,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며 "대북제재 단계에도 여러 단계가 있는 만큼 남북 스타트업 협력은 대북제재 완화국면에서 가장 앞서 시도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