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대표의 정치적 위상은 어느정도일까?대표가 누구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당 대표 자리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청와대를 의식해야하는 여당 대표의 정치적 재량권은 한정돼 있다고 봐야한다.

반면 야당인 한국당 대표는 주변의 눈치를 보거나 의식할 필요가 없다.

정치적 발언에서부터 당직자 인선에 이르기까지 소신껏 할 수 있다.

당 사무총장, 비서실장, 여의도 연구원장, 대변인 등 요직은 물론 대표의 손을 거쳐 임명되는 자리가 꽤 많다.

의전서열에서도 국회 행사 때는 국회의장 다음으로 예우를 받는다.

특히 소속 의원들이 긴장하는 것은 내년에 실시되는 21대 총선 공천권 행사다.

당 대표가 아무리 사심없이 공정하고, 시스템에 의한 공천을 한다고 외쳐도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의원은 거의 없다.

한국당 의원들은 27일 선출되는 당 대표가 어떤 형태든 공천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총선 공천권은 의원들의 생사여탈권이 달린 문제로 한국당 113명 가운데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정치판을 아예 떠나겠다고 결심한 의원을 제외하곤 차기 대표의 의중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계파를 초월해 일찍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줄을 섰다는 게 정설이다.

한 초선 의원은 22일 "특정 후보가 참석하는 행사때 보여 준 의원들의 행태는 레밍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의원들이 안면 몰수하고 줄 서는 것을 보면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은 물론 공천지망생들도 특정 후보에게 줄을 대려고 하자, 특정 후보 진영은 캠프를 찾아오는 인사를 차단하기위해 무척 힘이 들었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여의도 주변에서는 특정후보 운동원이라고 사칭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있다.

차기 대표가 대선후보 반열에 있든 없든간에 그가 갖춰야 할 제1덕목은 지지율이라고 할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대표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면 당내 반대파는 물론 수도권 중심 의원들이 당 대표를 흔들어 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도가 25% 안팎인데 차기 당 대표의 지지율이 당의 지지도를 밑돌거나 큰 차이가 나면 버티기가 힘들 것이다.

역대 한국당(한나라당 포함) 대표 가운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한 인사들이 더러 있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낮은 지지율로 소속 의원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27일 전당대회에서 ‘한국당호’를 이끌 선장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