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대강보 해체 제안 의미·파장 / 환경부, 2017년부터 수문 순차 개방 / 수차 효과 발표… 경제문제는 미언급 / 조사위 구성되자 ‘혈세 낭비’ 논의 / MB정부 BC분석 생략… 반면교사로 / 대표적 수질지표 BOD·TP는 빠져 /“조사위, 자의적 지표 선정” 비판 일어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위원회)가 22일 금강과 영산강 5개 보의 운명을 결정한 핵심적 판단 기준은 ‘경제성’이었다.

여러 비용에도 불구하고 보를 해체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인지, 보는 놔두고 다른 대안을 찾는 게 나을지를 분석했다.

이러한 비용편익(BC) 분석이 처음부터 4대강 보 처리방안의 기준이었던 건 아니다.

환경부는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다음 달인 2017년 6월부터 4대강 보의 수문을 순차적으로 열어 수질, 생태계 변화 등을 모니터링해왔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보 개방 효과를 발표했지만 그 안에 경제효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BC분석이 보 운명의 열쇠를 쥔 핵심으로 떠오른 건 지난해 11월 위원회가 꾸려지면서부터다.

혈세로 지은 보를 다시 세금으로 해체한다는 면에서 ‘이중 혈세 낭비’라는 국민적 반감이 생길 수 있어서다.

결국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선 ‘보를 해체하는 게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라는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했다.

이명박정부는 4대강 사업을 하며 예비타당성 조사나 BC 분석을 생략했다.

이 점은 ‘타당성 없는 사업을 밀어붙였다’고 해석돼 4대강 사업의 치명적 약점으로 남았다.

위원회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보 해체 공사비같은 직접적인 비용은 물론 수질, 수생태계 개선에 따른 편익을 경제적으로 환산해 계산했다.

BC는 값이 1을 넘으면 비용보단 편익이, 1 미만이면 편익보단 비용이 더 크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BC 1을 기준으로 넘으면 해체하고, 미만이면 구조물은 유지하되 수문을 어떤 식으로 개방할 때 수질·생태와 이·치수에 가장 효과적인지 따졌다.

조사 결과 세종보의 BC값은 2.92로 보 해체 후 얻는 편익이 비용보다 3배가량 더 높게 나왔다.

죽산보와 공주보도 각각 2.54와 1.08로 나와 해체로 결정됐다.

다만, 공주보는 보 위쪽에 다리(공도교)가 놓여 완전 해체 시 지역주민의 교통권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다리의 기능은 남겨두는 선에서 부분해체하기로 했다.

BC 분석을 담당한 홍석철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편익 부분보다는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최대한 고려해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BC값 1 미만인 백제보(0.96)와 승촌보(0.89)는 수질·생태 10개 지표와 이수·치수 5개 지표를 0∼1의 값으로 지표화해 ‘상시개방’과 ‘탄력운영’ 가운데 어떤 방법이 더 좋은지 평가했다.

그 결과 보 상시개방 시 수질과 생태, 치수(홍수대비)는 대체로 개선되나 이수(물 이용)는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이 같은 결과와 여론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3개 보 해체, 2개 보 상시개방이라는 최종 제시안을 내놨다.

이번 결정대로라면 보 해체나 취수구 공사 등에 1909억5000만원이 더 들게 된다.

다만, 보를 해체하면 보를 유지관리하는 비용 988억380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이번 결과에 대해 일각에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식 평가라는 비판도 나온다.

위원회가 관리수위 유지(수문을 완전히 닫은 상태) 대신 보 해체, 수문 상시개방, 수문 탄력운영만 보기로 올렸기 때문이다.

대표적 수질지표인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와 TP(총인)가 빠진 점도 ‘자의적인 지표 선정’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위원회 측은 "4대강 사업 이후 인을 처리하는 시설이 많이 설치됐다"며 "따라서 총인 농도 변화는 보의 효과가 아니라 다른 환경기초시설 효과이기 때문에 이를 보 개방 평가지표로 활용하기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농민들 "용수확보 방안 없인 동의 못해"정부가 22일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을 내놓자 지방자치단체·농민과 환경단체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금강수계 충남 공주·세종에서는 농민들이 크게 반발했고, 영산강 일대에서는 환경 보존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국현(59) 충남 공주시 이·통장협의회장은 공주보를 철거하고 백제보를 상시 개방하는 방안에 대해 "농업용수 확보 방안 등이 선행되지 않는 한 보 철거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정섭 공주시장도 지난 20일 "영농철 농업용수 확보와 공도교 이용 편의성 등을 고려할 때 공주보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국무총리와 환경부 장관, 청와대 정책실장,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금강물에 의존하는 인근 시설 하우스 등 농업용수 부족 문제 해결 방안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민 최철웅(49)씨는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주시 측은 "환경오염 문제가 있다면 관리를 통해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보를 해체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응했다.

반면 환경단체는 위원회 결정을 환영하고 후속 절차의 차질 없는 이행을 촉구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성명을 통해 "일부 정치권 등 4대강 적폐세력이 근거 없는 농업용수 부족 문제를 들이밀며 주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특히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크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정부가 4대강의 보를 해체하는 것은 근대화를 해체하는 것"이라며 "오로지 목적은 보수 정권의 그림자 지우기"라고 비판했다.

충남 공주시 부여군 청양군이 지역구인 정진석 의원은 "문재인정권은 입으로는 ‘사람이 먼저’라고 떠들면서 실제로는 현지 주민과 농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있다"며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만이 모여 내린 이번 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공주·나주=김동욱·임정재 기자, 이창훈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