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담보 자기네 수단 활용 욕구 / 주민 겨냥 내부 퍼포먼스 관측"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왜 열차를 고집할까?"북·중 접경지역인 단둥(丹東) 통제가 강화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행에 전용열차가 이용될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압록강 변 중롄호텔이 23, 24일 투숙이 금지된 것으로 볼 때 23일 오후 전용열차가 단둥을 거쳐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단둥 현지 소식통도 전화통화에서 "중롄호텔 예약 금지 상황으로 볼 때 23일 오후 정도에 열차가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의문이 남는다.

과거에는 미국과의 적대 관계 등으로 격추의 위험성을 고려해 기차를 이용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위험성이 사라졌다.

더구나 평양에서 하노이까지는 4000km가 넘는 대여정이다.

거기다 북한 영토도, 베트남 영토도 아닌 중국을 종단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효율적이지 않은 열차 이용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기술적인 문제……? 경호 문제 검증 가능한 북한 자원 이용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크게 두 가지 포석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차는 보안·경호 문제와 관련해 검증된 북한만의 이동수단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60년 전 할아버지 김일성의 모습을 재현하는 북한 내부적인 우상화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다.

우선 열차 이용은 경호상 문제로 북한이 가장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수단이다.

전용기 ‘참매 1호’의 비행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중국 비행기를 이용한 것 자체가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또다시 중국 비행기를 빌리기는 부담이 있다.

한 현지 소식통은 "김 위원장 자신이 이번에는 중국 비행기 이용을 꺼린다고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중국이 제공해준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전용기를 이용했다.

그러나 "북한 지도자라고 하면서 세계 각국에 실시간 방송되는 상황에서 비행기에서 내리는 데 옆에는 ‘에어 차이나’ 항공사명이 함께 보이는 등 정상 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가 퇴색됐다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또 다른 대북 문제 전문가는 "경호상의 문제와 비행기 안전성, 중국으로부터 빌리는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자기네들의 자원을 활용하고 싶은데, 기차는 자기네들이 100% 검증 가능한 수단"이라고 관측했다.

◆선대의 기차 이용 재현……. 북한 내부적인 퍼포먼스두 번째 포석으로는 북한 주민들을 겨냥한 내부적인 퍼포먼스 가능성이다.

또 다른 중국 전문가는 "반세기 전에 자기 선대가 했던 모양새를 다시 연출해 북한 내부적으로 주민들을 향한 우상화 작업의 하나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60년 전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도 1958년 베트남 방문 당시 열차를 이용해 베이징을 거쳐 광저우까지 열차로 이동했다.

당시 광저우에서 하노이까지는 항공기 편으로 이동했다.

60여년 전 할아버지 모습을 다시 재현해 북한 내부적인 퍼포먼스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열차로 모스크바를 갔다 온 적이 있다.

2002년 평양에서 모스크바까지 왕복 2만여㎞를 24일에 걸쳐 오갔다.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동선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통상적인 비밀주의 관례를 고려할 김 위원장이 단둥을 통과하기 전에는 절대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이번 주말 기차를 타고 중국을 거쳐 베트남까지 가느냐는 질문에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전날에는 "중국과 북한은 고위층 간 우호적인 교류에 대한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 경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