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제2차 북미정상회담 전망' 세미나 참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리스크 태이킹’(위험감행)하는 인물이면서 동시에 ‘딜 메이커’(거래의 해결사)다".조엘 위트 38노스 대표(미국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는 지난 22일 서울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제129차 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리스크 태이킹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행동하는 성향을 의미하고, 딜 메이커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사업가적 기질을 뜻한다.

이날 위트 대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회담을 앞두고 나타나는 동향과 향후 전망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했다.

2시간 넘게 이어진 이날 세미나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적으로 정상회담을 결정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외교 노선을 대북정책의 하나로 생각했다"며 "그는 북한이 미국에 가하는 위협을 끝내겠다는 부분에 대해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외부의 우려와 달리 어떤 식으로든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위트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사람이 비판을 하든 말든 무조건 정상외교를 밀어붙일 것"이라며 "성격상 디테일에 약하긴 하지만 처음부터 몇 가지 원칙만 세우면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합의를 이뤄냈을 때 그 문제가 향후 한미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이권이나, 동북아 전반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험한 부분이 있다면 자칫 가던 길을 벗어나서 동의해서는 안 되는 내용에 동의를 할 가능성"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다만 그는 현재 미국 행정부가 대북 정책에 있어서 전문가들의 합의를 거쳐 결론을 내는 식으로 점차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1990년대 미국 국무부의 대북 담당관으로 북핵 협상에도 참여했던 위트 대표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북한 측에서 핵물질 생산시설을 모두 해체하는 데 동의했다는 내용이 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하지는 않겠지만 이것이 의제에 올랐다는 자체가 상당히 놀랐다"며 "이렇게 빨리 의제화될 줄은 몰랐다"고 자신의 느낌을 말하기도 했다.그는 대북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낙관주의나 비관주의가 아니라 현실주의가 필요하다"라며 수차례 언급했다.조심스럽게 내놓은 전망에서 "실질적 (비핵화 관련) 실행안이 추진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 시설에 대해 사찰받을 용의가 있다고 했다.

미국은 그런 가능성이 있을 때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북한이 우주발사시설(동창리 장거리로켓 발사시험장 추정)에 대해서도 해체하겠다고 했는데 그 사찰도 생각해볼 만한 액션(행동) 아이템(의제)"이라고 전망했다.이 밖에도 영변 핵시설 폐기, 영변 핵물질과 기타 생산시설의 폐쇄 등에 상응해 미국이 평양과 워싱턴에 서로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양국 간 외교관계가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그는 이번 회담에 대한 제언도 빼놓지 않았다."모두 검증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검증에 대한 체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현장 사찰을 요구할 텐데 이에 대해 합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여러 조건을 지키고 있는지 양측이 합의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때 분쟁해결 메커니즘을 만들어둬야 한다"고 당부했다.1시간의 연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스몰딜’과 ‘빅딜’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위트 대표는 "스몰딜 이야기는 나도 들었다.

만약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는 합의가 이뤄지면 한국과 일본의 국익에는 정말 부합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으며 "2017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당시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고 하자 한국과 일본은 더 이상 미국의 핵우산 신뢰를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미국이 본토를 공격받을 수 있는 위협이 생긴 상황에서 계속 한국과 일본의 방어를 위해 노력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던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다.일각에서 제기되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도 "두 정상이 만나 주한미군 철수를 약속하면 아마 김정은 위원장이 더 놀랄 것이다.

충격으로 받아들일 것이다(웃음)"라며 "반은 농담이지만, 솔직히 북한은 주한미군이 일정규모로 한반도에 있길 원할 것이다.

드러내놓고 노골적으로는 말하지 않지만 우리를 중국으로부터 지켜달라는 내용일 것"이라고 말했다.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비핵화를 향한 진전이 있었을 때"라는 전제로 "미국 측이 제재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그는 마지막으로 "북한에 핵시설 해체한다면 그 시설에서 일하던 주민들의 추후 일자리를 고려해야 한다"며 "그것은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핵기술을 갖춘 과학자가 또 다른 곳에서 (핵을 만드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이 민간 경제분야에서 새로운 직업을 찾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