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군무원의 아내가 다른 남성과 사실혼 관계를 맺었다면 이미 수령한 유족연금을 반납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는 24일 박모(69·여)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유족연금 환수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군무원 남편이 1992년 3월 사망한 뒤 매달 유족연금을 수령해 왔다.

그러던 중 박씨는 2014년 10월 다른 남성과 사실혼 관계를 맺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017년 초 이같은 사실을 파악한 뒤 박씨가 더는 유족연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사실혼을 맺은 이후부터 수령한 3833만원을 반납하라고 고지했다.

옛 공무원연금법에 따르면 유족연금 수령자가 재혼을 할 경우 더 이상 유족연금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박씨는 "사실혼 배우자로 지목된 A씨로부터 매월 80만∼100만원의 간병비를 받고 간병인 역할을 했다"며 "매월 96만원의 연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데도 A씨와 재혼한다는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공단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지역 주민들이 ‘박씨가 A씨와 약 4년 전부터 부부 행세를 하면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연금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에 무인을 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박씨가 법률혼과 달리 사실상 혼인관계를 시작한 시점이 언제부터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공무원연금공단에 주소변경을 신고한 시점인 2014년 10월을 박씨와 A씨의 사실상 혼인관계가 시작된 시점으로 삼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밖에도 박씨와 A씨가 함께 여행하며 찍은 사진, 박씨가 A씨의 주소지로 주소를 옮긴 점, 두 사람이 자녀들한테 ‘엄마’, ‘아빠’로 불린 점 등 객관적 증거 다수를 고려할 때 이들의 사실혼 관계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