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별장 성접대' 및 특수강간 의혹 등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결하고 이를 법무부에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25일 김 전 차관에 대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와 곽상도 현 자유한국당 의원(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권고했다.

과거사위 권고를 받은 법무부는 "대검찰청에 권고 내용을 송부해 신속하고 적절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별장 성접대 의혹 등으로 지난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검찰 수사를 받았다가 무혐의 처분된 김 전 차관은 5년 만에 다시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

이날 대검 진상조사단은 김 전 차관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받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또는 뇌물수수 등 혐의가 있다는 점에 대해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이를 과거사위에 보고하고 검찰 수사를 건의했다.

또 진상조사단은 김 전 차관이 대전고검장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곽 의원·이 전 비서관 등이 김 전 차관 범죄혐의를 내사하던 경찰을 질책하거나 그 무렵 경찰청 수사지휘라인을 부당하게 인사조치 하는 방법으로 수사를 방해하거나 사건 실체를 왜곡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김학의 동영상'에 대한 감정을 진행하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행정관을 보내 위 동영상을 보여달라거나 감정 결과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사에 개입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진상조사단 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 뇌물혐의에 대해 윤씨 및 피해여성의 관련 진술이 존재하는 점, 곽 의원·이 전 비서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소속 공무원·경찰 공무원 등의 진술 확보·청와대 브리핑 자료 등에서 혐의가 소명되는 점, 본건에 대해 새롭게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점, 진상조사단의 조사권에 한계가 있는 점 등에 비춰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권고하기로 결정하고 뒤늦게나마 국민적 의혹인 '김 전 차관 사건'의 실체 규명 및 관련자 처벌 등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고, 진상규명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점에 대해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은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어떠한 정치적·정책적 고려 없이 사건의 진실만 쫓아 실체를 규명할 것이고, 조사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수사 권고를 포함해 적절한 권고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과거사위는 최근 심야 출국을 시도한 김 전 차관을 작심 비판했다.

정한중 과거사위 위원장 대행은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김 전 차관에게 묻겠다.국민, 심지어 판사들도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으로 출석 요청을 받아 응할 의무가 없음에도 당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나"며 "그런데 전직 고위 검사가 과거사위 조사에 협조하기는커녕 심야 0시 출국이라니 도대체 국민을 무엇으로 보고 그랬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언제 어느 곳이든 깨어있는 시민과 공직자들이 있다는 것을 잊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바란다"며 "이번 김 전 차관 출국금지에 힘써준 법무부와 진상조사단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22일 한밤에 태국 방콕으로 출국하려다가 긴급 출국금지조치로 저지당했다.

김 전 차관은 휴식을 위해 출국하려는 것으로 왕복티켓을 끊어 다시 귀국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김 전 차관 의혹을 재조사하고 있는 진상조사단은 15일 소환을 통보했으나 김 전 차관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강제수사권이 없는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으로서는 김 전 차관을 강제로 소환하거나 체포할 수 없어 진상조사단이 김 전 차관 사건을 서둘러 강제수사권이 있는 검찰에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013년 윤씨가 현직 검사 등에게 성 접대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에 김 전 차관이 등장하는 것을 경찰이 확인하면서 파문을 낳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영상 속 피해 여성의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했었다.

이듬해 김 전 차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이 김 전 차관을 고소하면서 2차 수사가 이어졌으나 검찰은 이때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학의 당시 울산지검장은 지난 2009년 1월20일 지검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