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수사권 없어 조사 난항 예상 / 김 전 차관 재소환 통보에도 출석 가능성 낮아 / 특별법 제정 목소리도 문재인 정부가 ‘진실을 명백히 밝히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대검과거사위원회가 힘을 받게 됐다.

과거사진상조사단은 소환조사가 무산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소환일정을 다시 조율하는 한편 사건 연관 의혹을 받는 사회 고위층인사 조사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실무를 맡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에 힘이 실렸어도 강제 수사권은 없고 사건 관련 의혹만 쌓이고 있다며 과거사특별법을 제정해 의혹을 확실히 밝히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조사단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긴 어렵지만 김 전 차관 재소환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내부에서 원했 바(조사기한 연장)를 얻어낸 만큼 남은 시간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와 함께 성접대를 한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각종 향응을 받은 사회고위층 인사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단은 정부 고위 간부는 물론 유력 정치인이나 기업 대표, 유명 병원장과 대학교수 등이 부당한 청탁과 함께 위법한 접대를 받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2013년 검찰과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이들의 혐의를 증명한 각종 증거가 은폐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당시 수사에 관여한 검·경 인사들로까지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조사단의 내부 분위기는 열의에 차 있는 모습이다.

조사단 관계자는 “단원들이 생업도 있고 쉴 새 없는 조사에 지치기도 하지만 사명감을 갖고 남은 시간 최대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내부 의지는 충만하지만 강제수사권이 없어 조사는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 차례 소환통보에 불응했던 김 전 차관에 대해 재소환 통보가 이뤄진다고 해서 당사자가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작다.

이미 무혐의를 받은 김 전 차관이 수사권이 없는 조사단의 통보에 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필요 없는 자료는 이미 폐기했다는 답변만 받았다.

조사단은 이를 강제로 확인할 수 없다.

결국 각종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앞서 JTBC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윤 전 고검장은 이날 관련 보도를 한 JTBC와 손석희 대표를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형사고소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건과 관련된 증거는 없는 이야기만 쏟아져나와 여론이 소모되고 있다”며 “과거사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등 법적 절차를 밟아 제대로 수사하거나 확실한 증거가 발견되면 신속히 재수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