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촬영해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30)이 휴대전화에 담긴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했던 새로운 정황이 드러났다.

22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구속 후 처음으로 정씨를 불러 추가 범행과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14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당시 휴대전화 3대를 임의 제출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이미 공개된 이른바 '황금폰'과 가장 최근 사용한 휴대전화는 그대로 제출했지만, 나머지 한 대는 공장 출고 상태로 되돌리는 '초기화' 작업을 거친 뒤 제출했다.

경찰은 이 휴대전화 데이터를 복구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이 휴대전화에 추가 범행 증거가 담겨있을 수 있다는 추정 하에 정씨를 상대로 휴대전화를 실제 사용한 시기, 초기화한 시점과 동기 등에 대해 집중조사하고 있다.

정씨는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한 정씨는 첫 심경을 묻는 질문들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어 피해자와 국민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이동했다.

경찰은 또 클럽 버닝썬 내에서 촬영된 또 다른 성관계 동영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앞서 구속된 버닝썬 직원 A씨가 다른 직원 B씨의 성관계 장면을 찍었다는 진술을 또다른 직원 C씨로부터 확보했다.

이에 이 동영상을 찾기 위해 A와 B씨의휴대전화와 이동식 저장매체(USB) 등을 압수해 분석 중이다.

B씨는 구속된 A씨가 찍은 성 관련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또 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씨를 이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강씨는 지난해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한 사건을 무마해주는 명목으로 이 클럽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의 구속 기한이 만료돼 일단 송치하고 혐의가 더 드러나면 추가로 송치할 방침"이라며 "돈을 건넨 버닝썬 이모 공동대표 등은 조사할 내용이 남아서 아직 송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