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51)씨는 지난 1월 서울 서초구의 한 편의점 유리문 앞에 서서 점주를 빤히 쳐다봤다.

점주가 평소 자신을 경찰에 자주 신고한 것에 불만을 품은 참이었다.

그는 준비해 온 흉기를 자신의 목에 겨누고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이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앞에서도 점주를 위협했다.

그는 진술서를 작성하고 있는 점주를 향해 “이 XX같은 X, 너 사람 잘못 건드렸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나 악마야. 너 가만 안 둘 거야”라며 보복을 암시하는 말도 쏟아냈다.

이씨는 훈방 조치되자 이번엔 인근 약국에 들어가 난동을 부렸다.

약사가 자신에게 3000원을 빌려주지 않아 화가 났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이마에 붉은색 십자가를 그리고는 약국으로 들어가 “돈 갚으면 되지, 왜 나를 돈 안 갚는 사람으로 취급하냐”고 성을 냈다.

이어 “법대로 해 봐라. 나를 못 오게 하고 싶으면 법대로 해 봐라. 나 여기 계속 있을 수도 있다”며 “112신고 한번 해 봐라”고도 했다.

1시간 동안 이어진 이씨의 행패로 약국을 찾은 환자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씨는 이 밖에도 단지 통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공영주차장에 서 있던 차량의 타이어를 흉기로 훼손했다.

그는 별다른 직업 없이 생활하며 대체로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르다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장원정 판사는 23일 특수협박, 업무방해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장 판사는 “이씨가 주로 여성 피해자들을 위협하거나 괴롭혔고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느꼈을 공포감이 가볍지 않아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고, 동종 범죄 전력이 수차례 있다”고 덧붙였다.

장 판사는 다만 “범행이 피해자들에게 직접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데 이르지 않았고, 재물 피해도 중하지 않은 점, 이씨에게 알코올 의존증이 있고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