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이 시작되면서 이른바 MB측근들도 바빠졌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유죄 확정에 결정타를 날렸던 이형모, 김백준, 이팔성 씨가 주목된다.

이 전 대통령의 오랜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병모 씨는 지난 21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백준 전 (청와대) 기획관으로부터 영포빌딩에서 현금 2억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기존 검찰에서 했던 진술을 뒤집었다.

이 씨의 이 같은 발언은 김 전 기획관이 2018년 1월 구속된 후 검찰에서 자수한 내용과 배치된다.

이 돈은 김 전 기획관이 2007년 하순경 김소남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또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故) 김재정씨의 재산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고 한 검찰 진술도 뒤집으며 "(검찰) 조사를 받다가 힘들다 보니 자포자기식으로 진술한 것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 신문 이후 진행된 검찰측 반대신문과 재판부 신문에서는 다시 혐의를 인정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씨는 2007년 김 전 기획관과 함께 김소남 전 의원을 찾아갔고, 2007~2008년 김백준으로부터 여러 번 현금을 받아 김재정 씨에게 전달하고 영포빌딩 금고에 넣은 사실 등은 인정했다.

변호인 신문 때와는 배치되는 진술이다.

이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이 씨가 2018년 7월 집행유예 형이 확정되고 석방된 뒤 청계재단에서 다시 근무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많다.

월급 주는 사람에 반해 제대로 진술할 수 있겠냐는 것. 공익법인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공익재단의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에 관한 제한은 따로 없어 이 씨에게는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심에서 이 전 대통령이 뇌물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과거 측근들의 증인신문도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통령을 법정에서 직접 마주한 이들이 과연 기존 진술을 고수할 있을 것인가가 항소심 재판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MB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22일 이 전 대통령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해 1월 구속 이후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혐의를 검찰 조사에서 다 털어놓은 인물로, 1심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통령측에선 원심 판결을 뒤집기 위해서는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의 신빙성을 무너트려야 하는데, 그에 대한 증인신문은 폐문부재(문이 잠겨 있고 사람이 없음)를 이유로 매번 무산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우선 김 전 기획관에 대해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 발부는 보류하기로 했다.

김 전 기획관이 19일 열린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도 건강 악화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조만간 본인 재판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항소심 재판부는 22일 김 전 기획관을 4월 10일 다시 한번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김 전 기획관은 현재 거제도에 있는 지인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핵심 증인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4월 5일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다.

이 전 회장은 당초 13일 오후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증인 소환을 피했다"고 판단하고 이 전 회장에 대해 구인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22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속행공판에서 다음달 5일 이 전 회장의 증인신문을 앞두고 피고인에 대한 퇴정 조치나 차폐막 설치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을 면전에서 언급해야 해 심리적으로 불안해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우선 차폐막을 설치하고, 이 전 대통령 퇴정 여부에 대해서는 당일 증인의 의사를 물어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팔성 전 회장의 '비망록'을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이 이 전 회장으로부터 '국회의원이나 금융기관장 등에 임명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현금 22억 5000만원과 1230만원 상당의 양복을 수수한 혐의를 인정했다.

실제로 1심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은 이 전 회장의 비망록에 대해 증거조사가 이뤄지자 "나를 궁지에 몰기 위해 그렇게 진술 했거나,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지도 모르겠다"며 "증인으로 불러 거짓말탐지기를 놓고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라고 직접 발언했다.

이 전 대통령측은 이 전 회장이 증인으로 나오면 그가 2008년 1~5월 사이 작성한 '비망록'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이 기존 입장을 고수할 수 있을지, 아니면 변화된 진술을 내놓을지, 이 전 대통령 퇴정을 재판부에 요청할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이 전 회장이 증인으로 나와 진술하는 과정이 김 전 기획관의 증인 출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한편 이 전 회장은 2005년 6월~2008년 5월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로 근무하면서, 이 사이 인사청탁을 목적으로 이 전 대통령 측에 약 22억원대의 현금과 1000만원대의 양복 등을 뇌물로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실제로 이후인 2008년 6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고, 3년 뒤 연임까지 성공하면서 2013년 6월까지 재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