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대표 “상부 지시” 일방 통보… 韓·美 동시 압박 / 판문점선언 따라 개소 189일 만에 / 통일부 “철수 유감… 조속복귀를” / 靑, 정의용 주재 긴급 NSC 개최 / 경협차질 등 남북관계 경색 우려 북한이 22일 남북 간 공식 연락 채널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했다.

4·27 판문점선언 합의에 따라 지난해 9월14일 개소한 지 189일 만이다.

대북제재 완화에 앞서 완전한 비핵화 입장만 고수하는 미국의 강경 대응에 불만을 표시하고, 우리 정부가 북·미 관계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되는 형국이어서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남북 협력사업 진행은 엄두조차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열어 “북측이 오전 9시15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북 연락대표 간 접촉을 통해 ‘상부의 지시’라며 이 같은 입장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후 북측 상주 인력 15명은 간단한 서류 정도만 챙기고 장비 등은 남겨둔 채 사무소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며 “실무적 문제는 차후에 통지하겠다”고 언급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북측의 철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북측이 조속히 복귀해 남북 간 합의대로 연락사무소가 정상 운영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이러한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정부는 북측 철수에도 불구하고 남북연락사무소 취지에 맞게 남측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인원 25명을 주말(23·24일)에도 근무시킬 방침이다.

천 차관은 “(우리 측 인원이) 오늘 입경을 하지만, 다시 월요일 출경해서 근무하는 데는 차질이 없기를 저희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이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하면서 남북 협력사업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천 차관은 “북측 인원들이 철수했기 때문에 이산가족의 화상상봉, 이런 부분들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하기가 조금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만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천 차관은 “북측의 철수와 관련해서는 의도와 입장을 예단하지 않겠다.하노이 회담 이후 상황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제가 굳이 연관 지어서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청와대는 “통일부 차관의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입장이 충분히 나갔기에 청와대 별도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권이선·박현준 기자 2s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