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간 혐의 등의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실상 시작됐다.

김 전 차관이 22일 태국으로 향하기 전 검찰이 이 사건을 내사 사건으로 보고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면서다.

그간 김 전 차관에 대한 조사는 대검 진상조사단 차원에서 강제성 없이 진행됐지만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전날 밤 인천국제공항에서 태국으로 출국을 시도하기 전 그를 주요 범죄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피내사자로 전환하고 출입국관리 공무원에게 긴급출국금지 요청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의 긴급출국조치를 요청하기 전 내사사건 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다.

내사사건이란 수사기관이 범죄가 존재한다는 단서를 포착했을 때 관련자를 형사사건 피의자로 정식 입건하기 전 내부적으로 조사하는 단계를 말한다.

법무부 과거사위원회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김 전 차관 의혹 관련 수사의뢰를 권고하기 전 검찰이 이미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를 공식화했다는 의미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범죄 피의자로서 사형ㆍ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긴급한 필요가 있는 때에는 출국심사를 하는 출입국관리공무원에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검찰은 검찰사건사무규칙상 피내사자도 긴급출국금지 대상 범죄 피의자 범위에 포함된다고 본다.

이날 긴급출국금지 요청은 김 전 차관 사건을 조사 중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소속 검사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진상조사단은 수사권한이 없기 때문에 출금 요청은 조사단 차원이 아니라 원래 소속기관인 서울동부지검 검사 자격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김 전 차관 수사를 공식화하면서 김 전 차관의 성폭력 등 구체적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도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날 출국을 제지당한 후 김 전 차관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는 상태다.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가 긴급체포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긴급체포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로선 그의 신병을 확보할 명분이 없다.

형사소송법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가 사형ㆍ무기 또는 장기 3년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망 등의 우려가 있을 때 체포영장을 발부받기 전에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김 전 차관은 그동안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본인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고 강원도 지역 한 사찰에서 기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차관은 전날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긴급출국금지조치로 출국이 제지당했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윤 씨 등과 특수강간을 저질렀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