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갖가지 병역 면탈 행위 #. 2급 현역 판정을 받은 A씨는 작두로 손가락을 절단해 보충역(4급) 처분을 받았다가 특사경에 적발돼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인터넷 홈쇼핑에서 산 작두로 오른손 다섯 번째 손가락 일부를 잘랐으며, 병사용 진단서를 들고 판정전담의사를 찾아가 “참치캔을 따다가 손가락이 잘렸다”고 거짓말했다가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고의체중 증·감량과 고의 문신, 무릎·어깨 질환 등 고전적인 수법부터 정신질환 위장, 학력 위장, 손가락 절단, ‘에어 혼’을 이용한 일시적 청력마비 등···.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한 부정 비리 행위가 진화하고 있다.

병무 당국이 병역 면제 기준을 강화하고, 과학적 수사기법을 동원해 고의 병역 면탈 행위를 차단하고 있음에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군대를 가지 않으려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에게 진화된 팁을 알려주며 거액을 챙기는 병역 비리 브로커도 여전하다.

최근 국가대표 출신 사이클 선수와 인터넷 TV 게임방송 BJ 등에게 수천만원을 받고 장애인 등록 후 병역면제 수법을 알려준 브로커가 대표적 사례다.

이들 모두 병무청 특별사법경찰대(특사경)에 적발됐다.

◆정신질환 위장에 고의문신까지···‘솜방망이 처벌’ 지적도 지난해 6월 병무청이 발간한 ‘2017 병무통계연보’에 따르면 2012년 특사경이 출범한 뒤 2017년까지 총 257명이 고의로 병역을 면제받거나 감면하려다 적발됐다.

적발 유형을 보면, 고의체중 증·감량이 6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신질환 위장(62명) △고의문신(57명) △안과질환(23명) △학력 속임(7명) △허위장애등록(6명) △척추질환·생계감면(각 5명) △수지절단(4명) △무릎 고의수술(3명) △어깨질환·고아위장(각 2명) △기타(15명) 등의 수법이 동원됐다.

그러나 2017년 12월31일 기준 병역 면탈 행위로 기소된 127명 중 징역형 선고는 단 5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집행유예(93명)와 무죄(10명), 재판 중(19명)으로 집계돼 죄질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고아’로 위장하거나 지점토 얇게 붙여 체중 늘리기도 아동양육시설에서 일정 기간 거주하면 전시근로역(제2국민역) 판정이 내려지는 허점을 노린 일도 있다.

B씨는 할머니가 일하던 보육원의 직원에게 부탁해 자기가 18세가 되기 전까지 11년 4개월간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했다는 허위 사실을 기록한 병역복무변경·면제 신청서를 냈다.

성공한 듯 했으나 나중에 특사경 수사망에 걸리면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귀밑에 붙이는 멀미 예방약을 눈에 대고 비비면 동공이 일시적으로 커지는 점을 이용해 병역판정검사에서 동공운동 장애를 주장해 병역을 감면받거나, 체중 증량으로 보충역 판정을 노려 지점토 약 2㎏을 허벅지에 얇게 바른 뒤 압박붕대로 감고 신체검사를 받다 적발된 경우도 있다.

◆미국 대학 졸업자가 ‘중학교 퇴학’ 거짓말…비보이의 수상한 ‘특별훈련’ 복잡한 학제와 졸업 여부를 확인하지 못할 거라는 착각으로 미국에서 대학을 나오고도 중학교 퇴학이라 속여 병역면제를 시도했다가 덜미를 잡힌 사례도 있었다.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면 군 생활이 어렵다는 이야기에 C씨는 “중학교를 나오지 않았다”는 허위 진술서를 어머니와 친구로부터 받아 병무청에 제출해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가 들통났다.

비보이 그룹 멤버 D씨는 병역 감면을 노리고 ‘특별훈련’을 했다가 2010년 불구속 입건됐다.

D씨는 21살이던 2005년 9월, 서울 강남의 연습실에 남아 1∼2시간씩 ‘에어트랙’ ‘에어체어’ ‘까포에라’ 등 손으로 몸을 지탱해 공중 기교를 부리는 고난도 기술을 연습해 습관성 어깨탈골로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무청 관계자는 “과학적 수사 기법을 활용한 철저한 수사로 병역면탈 범죄자가 우리 주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면탈자를 끝까지 추적하여 병역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역문화가 정착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