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경제계 핫이슈는 '주주총회'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주총장에서는 주총에 상정된 안건보다 또 다른 사안이 쟁점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호텔신라와 삼성전자의 주총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죠. 어떠한 일이 벌어졌는지 먼저 살펴보고 철저한 보안 아래 출고된 하이트진로의 새 맥주 '청정라거-테라(TERRA)'와 지성규 신임 KBE하나은행장 취임 기자간담회의 뒷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죠.◆ 호텔신라 주총장 메운 '오너리스크' 우려…이부진 사장에 관심 집중-지난 한주 가장 이슈가 된 주총은 호텔신라였습니다.

호텔신라는 지난 21일 열린 주총에서 사상 최대 실적 달성과 새로운 이사 선임 등으로 새 출발을 알리고자 했는데요. 그러나 갑작스럽게 떠오른 오너 이슈로 주총 안건보다 이부진 사장 신상에 대한 관심이 높았죠.-네. 호텔신라는 지난해 매출액 4조7136억 원, 영업이익 2091억 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또 지난해 해외 면세점에서 1조 원 매출을 올리는 등 이부진 사장의 경영 능력을 뽐내고 잔칫집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죠.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결과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호텔신라 관계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이 호텔신라 주총 전날 보도된 배경에 의구심을 품기도 했습니다.

-지난해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면서요.-작년과 비교하면 약 3배가량 더 많은 40여 명의 취재진이 이부진 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모였습니다.

호텔신라 주총 안건이 아닌 이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 때문이었던 거죠. 실제 취재진의 질문은 모두 이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만 쏟아졌습니다.

뉴스메이커에게 대중의 궁금증을 대신 물어보는 기자들 입장에선 당연한 질문이었지만 이 사장이나 호텔신라 관계자들은 곤혹스러워했습니다.

일부 기자들도 살짝 난감해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호텔신라 주총에 와서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만 거듭 물어보는 게 마냥 좋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죠. 어찌 됐든 호텔신라의 올해 사업전략과 비전 등은 외면받고 말았습니다.

아쉬운 대목이죠.-주총이 끝나고 나온 주주들은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이 향후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하루 빨리 관련 리스크가 말끔하게 정리되기를 바랐습니다.

-항상 이슈가 되는 이부진 사장의 패션도 이전과 달랐다면서요?-네. 지난해 순백의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취재진을 향해 미소 지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블랙 바지 정장을 입고 주총장에 등장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다소 차분한 패션과 함께 무표정한 모습으로 일관했습니다.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호텔신라 커뮤니케이션 팀이 의혹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16년 왼쪽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풀 처짐 수술 소위 안검하수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병원에 다닌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을 한 사실은 없다"며 세간의 의혹에 대한 입장을 해명했습니다.◆ '다음'이 더 궁금한 삼성전자 주주총회-삼성전자 주총으로 가보겠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일 액면분할 이후 첫 주총을 개최했는데요.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다죠.-맞습니다.

이날 주총은 사외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처리됐는데요.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액면분할로 주주 숫자가 5배나 늘어난 영향으로 1000여 명의 주주가 주총장에 몰린 것이죠. 이날 오전 9시부터 주총이 열렸지만, 1시간이 지나도 주총장에 들어가지 못한 주주들이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한 주주는 "주주들이 미세먼지 속에서 1시간째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액면분할 이후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을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준비가 부족했다"며 "세계 최고라는 삼성전자가 이 부분에 대해 미흡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죠.-삼성전자가 진땀을 뺐겠는데요.-그렇습니다.

삼성전자는 좌석 수를 늘리고 외부에 TV를 설치해 중계하는 등 나름의 준비를 했었는데요. 그럼에도 주주 불편이 생기자 사과했죠. 이날 주총을 주재한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교통편의성과 시설 환경을 강화해 이 자리를 마련했지만, 불편이 생긴 것 같다.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총 이후에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죠.-개선책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었나요.-일단 삼성전자는 "장소와 운영방식 등 모든 면에서 보다 철저히 준비해 앞으로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다음' 주총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리는데요. 실내체육관 등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에서 주총을 개최할 가능성이 커졌죠. 실제로 이 주총에 앞서 삼성전자가 잠실실내체육관 등을 검토했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바 있습니다.

장소뿐만 아니라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일각에서는 전자투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죠. 이날 주총에서 박수를 통해 안건을 의결하는 방식에 대해 지적이 나온 만큼 이를 개선할 방안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007 작전' 하이트진로 테라, 내부 직원도 몰랐다?-하이트진로의 새 맥주 '청정라거-테라(TERRA)'가 지난 21일 첫 출고됐죠. 이제 소비자들도 '테라'를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하이트진로의 '비장의 무기'로 출시된 테라는 준비 과정부터 남달랐다면서요.-그렇습니다.

테라는 수입맥주 시장의 확대와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국내 맥주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하이트진로가 6년 만에 야심 차게 준비한 신제품인데요. 그만큼 '보안'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합니다.

하이트진로 홍보팀에 따르면 홍보팀도 지난 13일 열린 기자간담회 열흘 전까지도 제품을 보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마케팅팀에서 보안상의 이유로 내부 직원들에게도 공개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출시 기자간담회를 준비하는 홍보팀 입장에서는 난감했겠네요. 출시 전 기자들의 질문도 쏟아졌을 텐데요.-어떤 콘셉트로 나갈지는 알고 있었지만 확정된 제품 이미지는 막바지에 접어들어서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테라의 광고모델로 배우 공유가 선정된 것 역시 기자간담회가 있기 전 이미 만들어진 영상을 통해 알게 됐다고 하네요.-6년 만에 출시하는 신제품인 데다 만반의 준비를 한 제품이기에 보안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생각되네요.-그렇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주질, 공법, 패키지 등 많은 것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기존 맥주와는 완전히 다른 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새롭고 신선한 제품의 탄생인 만큼 비밀스럽게 준비할 수밖에 없었죠. 여기에 테라는 하이트진로의 적자를 타진하기 위해 구원 투수로 등판하는 만큼 기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보안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철저한 보안은 내부 직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습니다.

회사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보안이 워낙 심하다 보니 "우리가 경쟁사 직원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비공개를 하는 이유에 대해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비치는 직원들도 다수 존재했다고 하는데요. 테라가 기존 맥주와 완전히 차별화된 원료와 공법을 적용해 뛰어난 제품력을 자랑하는 만큼, 불만을 품었던 내부 직원들도 제품 공개 후에는 만족스러운 듯 더이상 불만을 내뱉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운 테라가 소비자들의 마음도 잡을 수 있을지 이제 시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겠네요.◆ 취재진과 일일이 인사 나눈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소통' 행보 눈길-지난 21일 KEB하나은행은 새 행장을 맞이했습니다.

바로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그 주인공이었는데요. 지 행장의 취임식에서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다고 하죠?-네. KEB하나은행장은 지성규 행장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지 행장은 맨 앞에서부터 20여 분간 기자들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모인 취재진의 수가 적지 않았을 텐데요.-그렇습니다.

이날 하나은행 측은 100명 분의 자리를 마련했지만 자리가 모자라 책상과 의자를 급히 가져와야 할 정도였습니다.

약 130여 명의 취재 기자가 모였지만 지 행장은 한 명씩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말을 나누며 명함을 교환했습니다.

-은행장 취임 행사에서 그런 경우는 드물죠?-그렇습니다.

시작부터 기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는 행장의 모습을 보고 "진짜 끝까지 다 인사하는 건가?"라는 의심 섞인 질문이 곳곳에서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앞서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지난 2017년 취임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인사를 나눈 바가 있긴 하지만 통상 기자간담회에서는 행사장 앞에서 인사를 하고, 취임사를 전한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행장님이 직접 기자들 한 분 한 분과 인사를 나누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셨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자간담회 진행도 단상 위가 아닌 기자들과 같은 높이에서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촬영에 불편을 끼칠 수 있을 것 같아 단상 위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현장에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지 행장이 취재진에게도 소통의 의지를 밝힌 것 같네요.-네. 지 행장은 조직 관리를 위한 핵심 요소로도 '소통과 배려'를 꼽았습니다.

그는 "조직 안정을 위해서는 소통과 배려가 먼저"라며 "부서 간 갈등이 있어도 계급을 떼고 함께 대화해 잘 해결된 사례가 있었다.앞으로 소통과 배려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군요. 지성규 신임 행장이 통합 이후 KEB하나은행의 '2기'를 이끌 예정인 만큼 향후 어떻게 은행을 경영해나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