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우려로 시작한 나 원내대표는 대여투쟁에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반민특위' 발언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는 등 롤러코스터 같은 100일을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 및 다른 야당들과 치열하게 싸웠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

한 한국당 의원도 와 만나 나 원내대표의 임기 초반에 대해 "여당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당을 잘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가 처음부터 당내 지지를 받았던 건 아니다.◆원내대표 하고 싶어 '눈물' 흘렸던 나경원?불과 2년여 전이었던 지난 2016년 12월 나 원내대표가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가고 싶어 눈물을 흘렸다는 증언이 이혜훈 의원(당시 개혁보수신당 소속)으로부터 나왔다.

그때 경선에서 나 원내대표는 친박계인 정우택 의원과 맞섰으나 패배했다.

그 얼마 후인 같은 달 28일 이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비박계 의원들이) 1순위, 2순위로 저희들이 공감대를 갖고 있던 후보들이 있었다.그런데 왜 이분들이 안 하려고 하나 속사정을 들어보니, 나 의원이 와서 계속 울면서 본인이 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 인터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일부 의원들이 한국당을 탈당해 개혁보수신당을 창당한 직후 이뤄진 것이었다.

당시 나 의원도 동참을 약속했으나 갑자기 번복했다.

그때도 나 의원은 울었다고 했다.

신당에 합류했던 김성태 의원은 나 의원이 울면서 신당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이 의원은 "흐느낄 일은 아니죠"라며 "종편에 나갔더니 어떤 패널이 (나 의원이 신당의) 원내대표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원내대표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주호영 의원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한다는 정보를 받자마자 돌변한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후 "(나 의원이) 늘 많이 운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 증언에 따르면 나 의원은 '울보'였다.

특히 원내대표가 되고 싶어 많이 울었던 울보다.◆'3수' 끝에 당선…대여투쟁 선봉의 100일지난해 12월 결국 나 의원은 그토록 바라던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여러 변화들이 있었다.

지난 2016년 잠시나마 탈당까지 결심했던 비박계 나 의원은 친박계의 대거 지지를 받으며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원내대표에 선출된 나 원내대표는 눈물 대신 '투쟁'의 선봉에 섰다.

매일 여당을 향해 '강공'을 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및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손혜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대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특히 취임 초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국회 출석을 끌어내며 당 의원들로부터 호평받았다.

여당 의원들에게 나 원내대표는 까다로운 존재였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나 원내대표가 전임자 김성태 원내대표보다 "더하다"고 일갈했다.

물론 성과가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니다.

조 수석 국회 출석은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고, 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은 '웰빙 단식' 간헐적 단식'이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입지가 흔들렸던 나 원내대표가 당 의원들과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낸 건 지난 12일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발언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 연설이 중단될 정도로 격렬하게 항의했다.

반면 동료들은 나 원내대표에게 환호했다.

나 원내대표도 만족스러웠는지 입가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나 원내대표는 '나다르크'(나경원 잔다르크)란 별명도 얻었다.

정치권에선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오히려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 올렸지만, '반민특위' 발언으로 셀프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교섭단체 연설 이틀 후 나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파는 곧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앞으로 이 정부의 역사공정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로 인해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또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해주실 것"이라고 발언했다.

여론은 당장 나 원내대표의 역사 인식을 비판하고 나섰다.

정치권과 온라인에서는 나 원내대표를 향해 '나베' '토착왜구' 등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나 원내대표가 언급한 반민특위는 1948년부터 1949년까지 일제강점기 친일파의 반민족행위를 조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설치했던 특별위원회였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손잡으면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미완의 특별기구로 기록됐다.

파문이 확산하자 나 원내대표는 바로 다음 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해방 후에 이런 부분(반민특위 활동)이 잘됐어야 됐다.그 활동에 대해서는 당연히 제대로 됐어야 됐다"며 해명했다.◆"정치적 입지 올라…그러나 균형 필요"나 원내대표 100일의 행보들이 다소 공격적이었고,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는 부정적 평가들도 상당하다.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연설 직후는 물론 최근 각종 여론조사들이 한국당 지지율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당은 탄핵 전 지지율을 거의 되찾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을 통해 나 원내대표가 지난 100일 동안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꾸준히 상승시켰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와 통화에서 "정치적 입지가 올라갔다"며 "김성태 전 원내대표 때 지지부진하던 지지율이 지금 회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굉장히 당내 위상이 올라갔다고 봐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신 교수는 "제가 볼 땐 나 원내대표가 100일간 나름 야성의 이미지를 보여줬다"며 "논란들도 있었지만 역시 지지율 등을 봤을 때 궁극적으로 한국당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나 원내대표가) 정치적 입지를 많이 다졌다고 봐야 한다"며 "나름 당의 리더십 확보를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최 교수는 "나 원내대표가 너무 쏠린 입장을 취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꼭 나 원내대표 때문에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하기 보다는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실망 등 때문이라고 보여진다"며 "좀 더 균형이 잡혔으면 좋겠고, 편가르기나 이원론적인 행보는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