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혁을 놓고 바른미래당 내홍이 격화되면서 당내 '유승민계' 의원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당 안팎에선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이 지정될 경우 유승민계 의원들의 대거 탈당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선거제 개혁은) 게임의 룰을 정하는 문제이다.선거법은 패스트트랙으로 하면 안 된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지상욱·하태경·정병국·유의동·이혜훈 의원과 같은 유승민계 의원도 같은 입장을 주장해왔고, 이언주·김중로 의원 또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하태경 의원은 와의 통화에서 "지금 바른미래당 내 선거제 개혁을 반대하는 의원이 8명인데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 있을 '상수'라고 보면 된다"며 "저도 거기 포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민주당이 바른미래당의 안을 받으면 의총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그때 과반의 동의를 얻어서 (패스트트랙을) 할 건지, 3분의 2 동의를 받아 할 건지 다시 결정해야 한다.한마디로 '산 넘어 산'"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합의 가능성에 대해 하 의원은 "상황이 어떻게 되든 간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안을 받지 않으면 패스트트랙은 거기서 끝이 난다"고 했다.

야권 일각에선 이미 유승민계 의원들이 탈당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이번 패스트트랙 논의는 탈당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관련 의원들이나 관계자는 답변을 피하거나 부인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실 관계자는 와 만나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모른다"며 "(의원이) 원체 바빠 저희와 이야기할 시간도 없다"며 대응을 거부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추가적인 입장에 대한 질문에도 "모른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의원의 근황을 묻자 "바쁘다.국회가 지금 열려 있어 입법 활동도 하고, 지역구 활동도 하며 지낸다"고만 답했다.

바른정당 출신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21일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제기한 '분당 가능성'에 대해 "그분들의 기대 같다"며 "만약에 그런 의사가 있다고 하면 두 차례에 걸쳐 4시간씩 의총을 했겠느냐. 그냥 갈라지지 뭐 때문에 의총을 열어 치열한 논쟁을 하겠나"라고 일부에서 제기된 탈당설을 부인했다.

정 의원은 "이게 건전한 정당의 모습이다.다른 정당들은 당 지도부가 결정하면 줄줄이 따라가는 게 비민주적 정당의 모습이고, 바른미래당에 있는 구성원들은 그런 것이 싫어서 거부하고 나온 사람들의 정당이기 때문"이라고 갈등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을 불러오게 된 요인은 자유한국당에 있다"며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정치개혁특위에서 선거법 관련해서 논의할 때 전혀 당의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참여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왔다.패스트트랙을 하겠다고 하니까 그제야 비례대표를 없애는 안을 들고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당에서 제기되는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선 "무조건 우파라고 해서 같이 합쳐 좌파의 폭정을 막을 수 있나"라며 보수 통합에 회의론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아무런 변화 없이 또 없었던 일 같이 합치자?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거기에 동의하고 힘을 실어주겠나"라며 통합 효과를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이어 다른 의원들의 탈당 명분 만들기 가능성에 대해 "저는 개별적으로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현재 없다"며 일축했다.

한편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열린 원내 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각 당 원내대표들에게 진의를 제대로 전달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안을 받지 않을 경우)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패스트트랙의 최종 무산 결정이 나고 협상 진행이 어려워질 경우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며 원내대표직 사퇴를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