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산업은행 노조가 지방이전의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책은행 지방이전을 추진하자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반대 논리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 노조는 '국책은행 지방이전 타당성 검토-산업은행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용역은 금융경제연구소가 맡기로 했고, 연구결과는 오는 5월 쯤에 나올 예정이다.

산업은행 노조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할 예정이다.

국책은행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생기는 문제점을 객관적인 수치로 밝힐 방침이다.

사실상 이는 노조뿐 아니라, 산업은행 임직원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 임직원들도 집권여당이 밀어붙이는 지방이전에 못마땅해 하기 때문이다.

국책은행 직원들은 이미 지방으로 내려간 금융공기관의 사례를 통해 지역생활이 불편하다는 점을 익히 알고있다.

실제로 지방 소재 한 금융공기관은 1가구 당 3~4명의 직원들을 합숙시키고 있다.

50대인 부장급 중년층들이 가족들과 떨어져 흡사 대학생 기숙사처럼 모여살고 있다.

국책은행 직원들이 꼽는 또 다른 문제점은 해외 바이어·해외당국 관계자를 만날 때다.

미국·유럽 등 해외바이어·해외당국 관계자들은 주로 인천국제공항을 거쳐서 오기 때문에, 국책은행이 지방에 있으면 교통상 불편할수 밖에 없다.

또 대부분 금융회사들이 서울 여의도에 몰려있다는 점에서 국책은행 지방이전은 금융기관간의 시너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산은 임직원들 대부분이 지방이전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익명을 요구한 국책은행 부행장은 "직원들이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며 "아이들 교육 때문에 가족은 서울에 남고, 혼자만 지방에 내려와 살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업무상 지방으로 내려간 해외 바이어들도 도시 인프라 미비로 많이 불편해 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지방이전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오히려 정치권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지방이전 절차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부산 연제구) 의원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의 세미나를 지난달 8일에 개최했다.

며칠 뒤, 김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산업은행법·수출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같은 기간,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전북 전주시갑)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전북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때문에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이 정치적논리로 국책은행의 지방이전을 강행하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조만간 지방이전에 대한 문제점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할 방침"이라며 "정부는 집권여당 눈치를 보지 말고, 당당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중심으로 국책은행의 지방이전 목소리 일고 있다.

사진은 정무위 전체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