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인천 이지은 기자] 2019시즌 최연소 선수 손동현(19)의 배짱투에 KT 마운드가 들썩였다.

손동현은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와의 개막 시리즈 2차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2이닝 무실점. 피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며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이후 이어진 불펜의 방화로 1점 차 리드는 뒤집혔다.

팀은 3-6으로 패하며 개막 2연패에 빠졌다.

이날 KT의 불펜은 일찍부터 움직였다.

4회까지 꾸역투로 버티던 선발 금민철이 5회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안타를 내줬다.

다음 상대는 직전 타석에서 투런포를 내줬던 한동민이었다.

2점 차 무사 주자 1루, 추가 실점을 허용해서는 이날 경기를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한 KT의 벤치는 투수 교체 사인을 내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건 바로 손동현이었다.

손동현은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KT의 유니폼을 입은 고졸 신인. 2001년 1월23일생으로 올 시즌 KBO리그 등록 선수중 가장 어리다.

게다가 한동민은 전날 KT의 1선발 쿠에바스를 상대로도 투런포를 때려내며 이틀 연속 타격감이 최고조인 상황이었다.

이 고비를 무사히 넘긴다 해도 최정-로맥-이재원으로 이어지는 SK의 중심타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신인의 배짱이 압권이었다.

마운드에 올라 숨을 고르던 손동혁은 1루를 선택해 차분히 주자를 견제했다.

한동민의 장타를 의식해 나오는 몸쪽 사인에도 망설임 없이 공을 꽂아넣었다.

결국 7구째 145km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4번 타자 최정과 상대하면서도 주눅드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투구마다 2루를 지켜보며 필요할 경우 발을 푸는 선에서 주자를 묶었다.

이번에는 7구째 변화구를 선택해 최정의 헛스윙 삼진을 뽑아냈다.

로맥과의 승부는 공 2개로 끝냈다.

타구는 높이 떴으나 우익수가 쉽게 잡아낼 수 있었다.

세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초구 스트라이크를 놓친 적도 없었다.

사실 손동현의 재능은 이미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화제가 됐다.

나이답지 않은 씩씩한 투구로 전지훈련 MVP로 꼽혔고, 시범경기까지 5차례 실전 등판에서 '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시범경기까지 찍힌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전광판에 찍힌 가장 큰 숫자는 153이었다.

당초 손동현은 올 시즌 5선발 후보 중 하나였지만, 이강철 야구의 청사진 속 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됐다.

선발이 예상보다 빨리 강판되면 바로 투입되는 '롱릴리프' 역할이다.

올 시즌 하위권으로 평가되는 KT의 가장 큰 약점은 결국 마운드에 있다.

계산이 서지 않는 자원이 깜짝 등장해야 이런 전망도 뒤집을 수 있다.

팀의 패배 속 손동현을 향한 기대가 더 커지는 이유다.

경기가 끝난 뒤 손동현은 “시범경기 때 SK를 한 번 상대해보았기 때문에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긴장하지 않고 내가 가진 공을 던지려고 노력했다“며 “쟁쟁한 선배들 앞에 서게 돼 영광이다.오늘을 못 잊을 것 같다”고 웃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