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이 미국 행정부의 대북제재 재개에 반발해 '비핵화 협상' 이탈을 경고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제재를 철회하는 등 직접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하노이 결렬' 이후 소강상태에 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추가제재'는 아직 발표하지 않은 '미래의 제재'를 지칭하는 것으로, 미 행정부의 조치를 그 수장이 막고 트위터로 공개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전날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북한의 유엔(UN)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의 해운회사 두 곳에 대해 독자 제재를 가한다고 발표하고, 북한의 선박 불법 환적에 연루 가능성이 있는 67개 선박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의 첫 독자 제재로, 대북 '최대압박'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재 소식이 알려지고 6시간 뒤, 북한은 '상부의 지시'를 이유로 남북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북측 인력 철수를 단행했다.

공동사무소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선언' 1조3항에 따라 설치됐다.

남북 정상간 '약속'의 산물인 셈인데, 북한은 미국의 대북제재 재개 움직임에 '정상 간의 약속도 얼마든지 깨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약속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핵·미사일 실험중단 약속도 포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번 하노이 결렬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 간극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정부가 당시 상황을 복기하면서 새로운 중재안 마련에 고심하는 사이 북한은 우리 정부에 남북경협 이행을, 미국은 대북제재 강화를 압박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전통적 우방인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부쩍 강화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다음 달 11일 제14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를 전후해 '새로운 길'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약 보름, 문 대통령의 북미대화 '중재자', '촉진자'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남북 개성 공동사무소 북측 인원 철수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