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다가 불법 주식거래와 투자유치 혐의 등을 받아 실형을 선고 받은 ‘이희진(33·수감 중)씨의 부모살해 사건의 주범격 피의자 김모(34) 씨가 범행 전 이씨의 불법 주식거래 사기 사건으로 손실을 본 피해자와 직접 접촉한 정황이 24일 드러났다.

김씨 측 변호인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말 이씨의 불법 주식거래와 투자유치 등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인터넷 카페 모임 관계자를 한 차례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김씨는 해당 관계자를 통해 현재 구치소에 복역 중인 이씨가 빼돌린 재산이 더 없는지, 이씨의 가족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등 이씨 관련 정보를 얻어내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피해자를 만난 사실로 미뤄볼 때 이 씨는 적어도 지난해 말부터 이 씨 집안을 타깃으로 한 범행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사건 전에 해당 관계자를 만나 이씨 신상 관련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카페 관계자를 만난 횟수는 단 한 번뿐이고, 그 관계자의 진술을 살펴봤을 때 당시 만남과 이 씨 부모살해 사건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김씨는 중국 동포 A(33) 씨 등 3명을 구인구직 사이트로 고용해 지난달 25일 오후 안양시 소재 이 씨 부모의 아파트에서 이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원이든 돈가방을 현장에서 강탈한 혐의를 받아 지난 20일 구속됐다.

김씨는 이씨 부모의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하고, 범행 이튿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통해 이씨 아버지의 시신이 든 냉장고를 평택의 창고로 옮긴 혐의도 받는다.

김 씨는 또한 범행 이후 이씨 아버지 소유 벤츠 차량을 훔친 후 검거 당시까지 몰고 다닌 혐의도 받고 있다.

공범 3명은 사건 당일 범행 현장에서 빠져나와 오후 11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칭다오로 출국했다.

김씨는 20일 경찰에 “내가 죽인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씨 부모를 살해한건 공범들”이라며 “A 씨를 비롯한 공범들이 이 씨의 아버지를 둔기로 내려치고 이 씨 어머니의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김씨 주장에 대해 공범 중 한 명은 다음날인 21일 지인에게 중국 위챗 메시지를 통해 “경호 일을 하는 줄 알고 갔다가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발생해 황급히 중국으로 돌아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공범는 무엇을 하지 않았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표현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달 16일 인터넷 구인구직사이트에 '서울·경기지역에서 활동하실 팀원을 모집합니다'는 제목으로 이들 공범을 모집했다.

경찰 조사 결과 공범들은 범행 전에 이들이 출국계획을 세워 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18일 인터폴(국제형사경찰위원회) 등을 통해 중국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공범 3명에 대한 적색수배를 내린 뒤 국내 송환을 요청했다.

또한 21일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현재 수감중인 이씨는 2013년부터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며 주식투자 등을 통해 자수성가했다며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등을 통해 재력을 과시해 큰 주목을 받았다.

2016년 중순쯤 그의 말을 듣고 손해를 본 투자자 40여명이 이씨를 금융감독원에 고소·고발당했다.

이에 검찰과 관련 당국 조사를 통해 범죄행각이 낱낱이 드러났고 그해 9월 검찰에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2015년쯤 종합편성채널에 패널로 출연해 허위 정보를 퍼뜨려 미리 헐값에 사상장 주식 시세를 비싸에 올린 뒤 되파는 방법으로 150억여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친동생과 함께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은 무인가 투자매매업체를 설립해 1670여억원 상당의 주식을 사고팔며 130여억원을 챙긴 혐의 ▲2016년 2월부터 8월까지 투자 원금 이상의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들에게 240억여원을 끌어모아 유사수신행위를 한 혐의 등을 받았다.

지난해 4월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현재 항소심 2심이 진행중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