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세계]처방전 필요한 전문의약품 해외서 직구 만연…“오남용에 따른 피해발생 우려” ‘효과 좋기로 유명한 #000’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 검색엔진에 여드름 치료제인 ‘A 의약품’을 검색하자 올라온 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의 홍보 문구다.

A 의약품은 국내에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매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그러나 SNS 상에서는 A 의약품을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별도의 처방전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해외에서 직구로 들여온 뒤 국내에 유통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용상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을 ‘동안크림’ ‘미백크림’ 등으로만 홍보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버닝썬 사건’으로 ‘물뽕’(GHB)의 해외 직구 실태가 다시 부각됐다.

국내에서 마약류로 취급되는 물뽕마저 해외 직구로 비교적 쉽게 취득한 것이다.

비단 물뽕과 같은 마약류만 직구가 가능한 것이 아니다.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도 해외 직구로 국내에 들여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의약품을 처방전 없이 사용하다 부작용이 생길 경우 사실상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없어 당국의 엄격한 규제가 요구된다.

◆3만5000원짜리 연고, ‘직구’로 사면 2만원대 23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서 A 의약품의 가격을 문의한 결과 개당 3만5000원이었다.

피부에 바르는 15g 분량의 연고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반면 직구를 통해 유통되는 A 의약품 한 개의 가격은 2만원 수준이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직구를 거친 제품은 의사 처방전이 없어도 된다.

A 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하거나 과용하다간 피부 화상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현행 약사법은 의약품을 온라인상에서 판매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법령을 비웃기라도 하듯 온라인상에서는 전문의약품의 거래가 판을 치고 있다.

특히 개인 간의 거래가 활발했다.

개인 SNS 계정에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거나, 별도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으로 연결해 주문을 하는 방식이다.

◆직구 의약품, 부작용시 책임소재 따지기 어려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4월 사이버조사단을 꾸려 온라인에서의 의약품 거래를 막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난달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온라인 의약품 불법유통 적발 및 고발·수사 의뢰 건수’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판매 적발 건수는 2만800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대비 14.8% 증가한 수치다.

반면 지난 5년간 식약처의 온라인 불법 판매 적발 건수 대비 고발 및 수사 의뢰율은 1%도 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전문의약품을 구매할 경우 의약품의 효능이나 부작용을 알기 어려운 데다, 유통 경로와 출처를 파악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의약품을 사용하다 부작용이 생기면 책임소재를 따지는 것도 쉽지 않다.

강태언 의료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국가마다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보니, 국내에선 처방전이 필요한 의약품을 직구로 쉽게 구하려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해외에서 직구로 구입한 의약품은 복용과정의 주의사항이나 부작용 등에 대처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오남용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