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은 24절기 중 네번째인 춘분(春分)이었다.

춘분은 황도(黃道· 하늘에서 태양이 한 해 동안 지나는 길)와 적도(赤道·지구의 중심을 지나는 자전축에 수직인 평면과 지표와 교차되는 선)가 교차하는 점으로, 태양의 중심이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기 때문에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이다.

낮과 밤 길이가 같아진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

겨울의 추위가 물러가며, 얼었던 땅이 녹기 때문에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씨를 뿌리고 농사를 준비한다.

그래서 24절기 중에서 가장 역동적인 변화를 나타내는 날로 불린다.

이번 춘분에는 계절의 변화뿐 아니라 산업계도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3세대 10나노미터(㎚=1㎚은 10억 분의 1m)급 D램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 2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한 지 불과 16개월 만에 다시 한번 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을 듣는다.

3세대 반도체는 2세대보다 생산성이 20%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의 D램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43.9%, SK하이닉스 29.5%,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미국) 23.5%로 1강 2중 체제다.

삼성의 3세대 D램 개발은 나머지 두 기업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1년 이상 기술 격차를 벌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야말로 초격차다.

반도체 이상으로 치열한 ‘기술전쟁’ 분야가 있다.

정보의 새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되는 5세대 이동통신(5G)이다.

내달 5일 KT 비롯한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는 전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정식 시작한다.

다음달 11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통신사 버라이즌보다 약 1주일 빠른 출발이다.

이뿐 아니라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애플도 아직 선보이지 못한 5G폰을 삼성전자가 서비스에 맞춰 선보인다.

이 역시 세계 최초다.

5G의 특징은 초고속(더 빨리 전송)·초저지연(더 빨리 반응)·초연결(더 많이 연결)이다.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롱텀에볼루션)보다 전송 속도가 20배 빨라 2GB짜리 영화 1편을 0.8초 만에 내려받을 할 수 있다.

이전보다 10배 빨라진 반응 속도로 끊김이나 지연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사진)와 VR(증강현실) 등 곧 현실에서 본격화될 기술에도 5G가 모두 활용된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의회(GSMA)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한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박람회인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는 ‘스마트 시티’(Smart City)가 큰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 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이 곳곳에 구현돼 친환경적인 삶의 질에 크게 높아지는 도시를 가리킨다.

글로벌 스마트 시티 시장은 앞으로 2조달러(약 226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도 세종과 부산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 시티 준비가 한창이다.

세종은 오는 2021년 입주를 목표로 7대 스마트 서비스(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환경, 거버넌스, 문화·쇼핑, 일자리) 구현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부강테크의 SWC(스마트 워터 시티) 기술도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초변화 시대다.

일각에서는 놀라운 기술 발전으로 세대와 지역, 국가 간 양극화가 심해지는 초격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ICT는 특정 계층이 아닌 전 세계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개발된다.

모두가 누리게 될 보편적인 기술로 출발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출발에도 양극화는 곳곳에서 나타난다.

결국 문제는 이러한 초변화 시대의 기술을 두고 어느 누가 각 계층 사이의 ‘연결자’(Connector) 역할을 하느냐다.

현시대는 ‘초격차’와 ‘초변화’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을 타는 모양새다.

초격차를 통해 놀라운 미래 기술이 선보이는 일은 크게 환영할 만하다.

그렇다고 어느 누구도 초변화 시대에 뒤처지게 하면 안 된다.

이를 위해 유엔과 국제 사회는 끊임없이 연결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간극을 메우는 노력이 지속가능하고 포용적 사회를 위한 목표, 즉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이기도 하다.

김정훈 UN지원SDGs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이 기고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지원SDGs협회와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