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지난 8일 미국에서 별세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는 주말동안 정·재계와 항공업계, 체육계등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특히 입관식이 진행됐던 이튿날에는 조 회장의 둘째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막내 동생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형의 빈소를 찾았다.

한진가 삼형제는 지난 2016년 모친인 김정일 여사의 빈소를 함께 지킨 이후 3년 만에 조우했다.

유산 상속 분쟁으로 왕래가 없다가 큰형이 하늘로 떠나고서야 동생들이 발걸음을 한 것이다.

조 회장 장례식 사흘째인 1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빈소에는 아침부터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침통한 표정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빈소가 마련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전 이사장은 전날 입관식에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아(왼쪽)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가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아버지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입관 절차를 마친 뒤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진 삼남매 눈물의 입관식…큰형 마지막길 배웅 나선 둘째·넷째 동생 삼남매는 지난 13일 입관실에서 아버지와 약 1시간 정도 마지막 이별의 시간을 가진 뒤 애통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빈소로 돌아가 자리를 지켰다.

특히 입관식 당일에는 조 회장의 두 동생도 형의 빈소를 찾았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이는 조 회장의 둘째 동생 조남호 회장이다.

조 회장은 입관식 전 잠시 빈소에 방문해 형의 명복을 빌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조정호 회장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조 회장은 2시간 가까이 빈소에 머무르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한진가 삼형제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3년 만이다.

모친인 김정일 여사의 빈소를 함께 지킨 2016년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서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다.

조중훈 회장은 2002년 타계하며 장남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대한항공,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에게 한진중공업, 삼남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에게 한진해운, 사남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에게 한진 투자증권 등을 각각 나눠졌다.

그러나 상속을 두고 서로 소송전을 벌이는 '형제의 난'을 겪으며 사이가 틀어졌다.

지난 2006년 삼남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지병으로 사망했을 당시 3형제가 빈소에 모였으나 서로 외면했다.

그동안 큰형과 동생들이 앙금을 풀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두 동생의 방문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조정호 회장 측이 대한항공 경영권 견제에 나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측과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조 회장은 빈소에서 나온 뒤 유가족들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하며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한 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례식 사흘째 각계각층 추모 행렬 정·재계와 국내외 항공업계, 스포츠계 등 각계 인사들은 고 조양호 회장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직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해리스 대사와 조 회장은 지난해 10월까지 한미재계회의를 함께 이끈 경험이 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무성 한국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정치권 인사를 비롯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경제계에서도 장례식장을 찾아 애도를 표했다.

평창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김연아씨도 조문했다.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과 한진그룹 임원진은 이날 오전 조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조 전 부회장은 창업주 조중훈 선대회장의 동생이자 조양호 회장의 작은 아버지다.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에서 한 직원이 분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계 인사들의 추모 행렬도 이어졌다.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장례식 첫날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총연합회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이 다녀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는 빈소를 찾아 "부친과 조양호 회장의 선친 조중훈 회장이 각별한 사이였다"면서 "이렇게 허무하게 가실 줄 몰라 애석하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조양호 회장이 창립을 주도한 글로벌 항공동맹체 '스카이팀'의 마이클 위즈번 이사회 회장이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고, 팜 응옥 민 베트남항공 회장, 라덱 뮬러 체코항공 이사,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가 빈소를 다녀갔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12일 빈소를 방문해 "항공업계의 너무 훌륭하신 분이 가셔서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스포츠계 인사들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조양호 회장은 생전에 한진그룹 산하에 배구단과 탁구단을 운영하며 대한탁구협회 회장,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탁구선수 출신인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빈소를 지켰고 골프선수 박성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승훈,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 전 대변인 나승연 등 체육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조양호 회장의 장례는 회사장으로 총 5일간 진행된다.

발인은 16일 오전 6시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이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