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15일 임신 14주까지는 임산부의 요청만으로, 14~22주까지는 태아의 건강 상태나 사회경제적 사유로 중절 수술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낙태죄 폐지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처벌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 뒤 발의된 첫 법안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고,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전향적으로 확대하는 법률개정안을 발의한다"며 "국회는 헌재 결정의 취지와 시대 변화에 부응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입법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임신을 유지 또는 종결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신체적·심리적·사회적·경제적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 결정'이라는 헌재 판결문의 핵심취지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형법의 부녀의 낙태와 부녀의 촉탁과 승낙을 받는 낙태 처벌 조항을 전부 삭제하고, 부녀의 승낙 없이 낙태하게 해 상해를 입힌 사람에 대한 처벌을 징역 5년 이하에서 징역 7년 이하로, 사망하게 한 사람에 대한 처벌을 징역 10년 이하에서 징역 3년 이상으로 각각 강화했다.

또한 임신 14주일 이내 임산부의 경우 본인의 판단에 의한 요청만으로도 인공임신중절수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낙태라는 용어 역시 태아를 떨어뜨린다는 부정적 의미라는 점에서 '인공임신중절'로 변경했다.

개정안은 또 14주부터 22주 기간의 인공임신중절 사유에서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를 삭제하고,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추가했다.

아울러 임신 22주를 초과한 기간의 임신중절은 '임신의 지속이나 출산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로 제한했다.

또한 배우자 동의없이도 수술할 수 있도록 했다.

강간이나 준강간에 의한 경우에만 임신중절이 가능토록 한 기존 조항과 관련해 실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점을 감안해 '성폭력범죄 행위로 인해 임신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 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이 대표는 "이번 헌법 불합치 결정은 절반의 여성 독립선언이다.이제 국회가 여성의 진정한 시민권 쟁취를 위해, 이 독립선언을 완성할 때"라며 "법안 통과에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낙태죄 폐지 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