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자동차 기업들의 중국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점유율이 급감하는 가운데 현지 업체들은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전용 신차로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이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15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월 중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27.4% 감소한 판매량 4만5000여대를 기록했다.

기아차도 사정은 비슷해 전년 동기 대비 26.7% 줄어든 2만2000여대 판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시장 점유율도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3월 현대차의 중국 점유율은 2.6%, 기아차 점유율은 1.3%로 합산 3.9%에 머물렀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기아차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1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5년만에 수치가 반토막난 셈이다.

반면, 현지 대표 자동차 업체 그레이트월은 같은 기간 8만3000여대를 팔아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16.7% 늘었다.

또 다른 현지 업체인 지리는 판매량은 줄었지만 감소율은 2.3%를 기록해 현대·기아차보다 상황이 나았다.

이처럼 현지 업체들이 선전 중인 가운데 중국 자동차 시장 침체까지 더해지며 국내 업체들은 더욱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8% 감소한 2808만대에 그쳤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1990년 이후 30년만에 처음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지 업체가 성장한 상태에서 국내 업체들은 중국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적절한 신차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중국산 자동차 성능이 현대·기아차와 비슷한데 중국인들이 20~30% 비싼 한국 기업 자동차를 살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P2P 금융 규제와 공유차가 보편화되며 자동차 판매량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서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 중 P2P 금융에서 대출을 받는 비중은 전체의 10~15%다.

최근 중국 정부가 난립하는 P2P 금융 업체들을 규제하면서 자연스레 자동차 구입 수요가 위축된 것이다.

여기에 공유차 시장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구매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유차량 1대의 운행효율성은 개인소유 차량 10대와 동일한 수준"이라며 "공유차량이 1% 증가하면 215만대 신차 판매와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 하이난다오 아틀란티스 리조트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중국형 신형 싼타페 ‘제4세대 셩다’ 발표회에서 현대차와 베이징현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위기는 공장 가동 중단으로까지 이어졌다.

현대차는 중국 판매 부진으로 지난달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최근에는 베이징 3공장도 일부 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등 수익 개선에 나섰다.

기아차도 다음달 중국 옌청 1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엔청 1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14만대로 현대·기아차가 최근 줄인 생산규모는 59만대에 달한다.

이는 전체 생산량의 21% 수준이다.

중국 시장 반등을 위해 현대·기아차는 올해에도 중국 전용 신차를 출시하는 등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는 중국형 싼타페 '셩다' 4세대 모델을 현지에 출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셩다는 세계 최초로 지문 인증 출입·시동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이다.

회사는 셩다를 중국 내 톱 5모델에 올리고 시장점유율은 1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셩다를 앞세워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에는 K3, 하반기에는 소형 SUV KX3로 판매 확대에 나선다.

이 같은 노력에도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양적 성장이 멈춘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반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